'고양이 학과'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강서구에 위치한 서울호서직업전문학교에는고양이 관리 전공이 있다고 하는데요. 과연 고양이 전공 학생들은 어떤 걸 배우고 어떤 하루를 보낼까요?
재학생 5명을 포캣이 직접 만나 인터뷰 해봤습니다😎
🎤고양이 학과 학생 여러분! 만나서 반가워요. 첫 질문은 제일 궁금했던 질문인데요, 여러분들은 고양이를 키우고 있나요?
저희 학과에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학생들이 여럿 있긴 하지만... 저희는 모두 고양이를 키우고 있지 않고, 키워본 적도 없습니다.
🎤 당연히 고양이를 키우거나 키워봤을 줄 알았는데 다 그렇지는 않네요😂 그럼 고양이 집사가 아니었던 여러분이 고양이 관리 전공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아마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이 많으실 것 같아요. 어렸을 때 학교 앞에서 우연히 고양이를 마주친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 점점 고양이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그러다 보니 점점 사랑하게 되더라고요. 결국 고양이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워서 직업까지 가지고 싶단 생각에 이 학과를 선택했습니다.
평소에도 고양이를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고3 시절 문득 ‘내가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고양이 관리 학과를 발견했고, 입학하게 되었었습니다.
저는 구체적으로 꼭 고양이에 관련된 직업을 갖겠다는 마음보다는 막연히 동물 관련된 일을 찾고 있었어요. 여러 학과들에 대한 고민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고양이 관리 학과에 지원했습니다.
반려 동물하면 보통 강아지나 고양이죠! 현재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데, 나름 오래 키우다 보니 그래도 강아지에 대한 지식을 제법 생긴 것 같은데, 고양이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더라고요. 점점 반려묘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고 하니 더더욱 고양이에 대해서 알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고양이 학과에 지원해 열심히 배워가고 있습니다!
🎤 고양이 관리 학과라는 게 다소 생소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학과에서는 어떤 걸 배우는지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생각보다 학교 수업에서 다양한 범위를 배워요. 품종학, 해부학, 유전학, 행동학 같은 다양한 이론 수업부터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하는 펫시터나 미용 수업 실습까지 받고 있습니다. 스터디에선 고양이 케어 방법과 환경조성에 대해 배우고 있어요.
🎤 정말 다양한 과목을 배우고 있네요. 잠깐, 근데 스터디는 뭔가요?
고양이 학과 학생들이라면 필수적으로 진행하는 일종의 동아리 느낌인데요. 우선 스터디 이름은 ‘나비(NAVI)’예요.
스터디에서 총 10마리의 고양이를 케어하고 있어요. 수업 시간에는 주로 이론적인 것을, 실습은 스터디에서 배운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고양이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잘 맞는 사료는 무엇인지, 장난감은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떻게 놀아줘야 하는지… 다양한 이론을 실제 고양이를 케어하며 확실히 몸과 머리에 새기는 느낌이에요.
🎤 실습스터디 ‘나비’에서 학생들이 하는 일들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려줄 수 있나요?
저희 스터디는 당번제로 운영되고 있고, 아침/저녁 두 타임으로 나누어져 있어요.
아침 당번은 스터지실 입장과 동시에 온습도를 가장 먼저 체크해요. 이후에 고양이들과 코 인사를 한 뒤 고양이들을 직접 케어해요. 눈곱, 귀지를 닦아내고 고양이마다 정해둔 전용 빗으로 빗질을 해줍니다. 그 뒤 화장실을 청소하고, 물과 사료를 급여해요. 스터디실도 전체적으로 청소해 준 뒤 고양이들과 인사하고 퇴장해요.
저녁 당번도 하는 일이 크게 다르진 않아요. 고양이 케어는 아침보단 간단히 하고, 저녁 사료랑 물을 급여한 뒤 화장실을 치우고, 안쪽 격리장과 격리실, 스터디실 전체를 청소해요.
아침 당번은 고양이 케어를 더 신경 쓰고, 저녁 당번은 주변 청소에 더 신경 쓰는 편이죠.
정해진 시간이나 당번이 아니더라도 스터디실에 방문하면 고양이들의 사냥 본능을 위해 장난감으로 신나게 놀아주고 있어요.
🎤 어느 날 스터디 고양이들이 사람이 되어 우리가 하는 모든 말을 이해한다면? 무슨 말을 가장 하고 싶나요?
제발 케어할 때 가만히 있어줘… 목욕할 때도… 드라이 할 때도 조금만 얌전히……
어디 아픈 곳은 없어? 라고 물어보고 싶어요. 있다면 어디가 어떻게 얼마나 아픈지 설명해줬음 좋겠어요.
너희 덕분에 힘들지만 정말 많이 배우고 있다고,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 고양이들과 함께 지내다 보면 즐거운 일도, 힘든 일도 있을 것 같은데요, 각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고양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낮에는 학교에서 배우고, 집에서는 따로 다큐나 유튜브 영상을 더 찾아봤어요. 이젠 어느 정도 고양이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이게 힘들면서도 즐거웠던 일인데 이렇게 잘 모르고 힘들었던 부분을 배우고 알아가며 성장하는 제 모습을 발견할 때 즐거움을 느끼고 있어요.
요즘 겨울철이라 고양이 중에 아픈 친구들이 있어요. 특히 바이러스성 질병이라 감염의 위험이 있거든요. 케어하거나 청소하면서 더 주의하고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아져 긴장을 풀 수 없는 상황이라,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각종 자료를 검색하고, 교수님께 질문도 하고 도움을 받으며 이겨내고 있어요.
저는 빗질을 처음 배웠을 때가 정말 힘들었어요. 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없다 보니 어떻게 잡아줘야 할지 배웠는데도 바로 적용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전 제가 정말 정말 힘들게 만들었던 캣타워를 고양이들이 잘 사용하는 모습을 봤을 때 가장 즐거웠어요. 만들면서 고생을 많이 했었는데 잘 사용해주니까 힘들었던 건 다 잊고 뿌듯함만 남았어요.
🎤 지난 1년간 정말 많은 일이 있었네요! 이제 또 새로운 1년을 시작하고 있는 이 시점에 2023년에 이루고 싶은 목표나 다짐이 있나요?
케어할 때 고양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알맞게 붙잡아주는 ‘보정’이라는 게 있는데, 제가 아직 이게 조금 미숙한 것 같아요. 올해는 완벽하게 보정을 마스터 하고 싶습니다.
혼자서 스터디실에 있는 고양이들을 케어하고 스터디실 청소까지 2시간 안에 마쳐보고 싶어요.
고양이에 관련된 지식과 실무 능력을 더 쌓고 싶어요! 아픈 고양이들이 없게 회복 시키고, 유지 시키는 게 목표에요.
전 고양이들이 편히 쉬는 모습을 볼 때 행복한 마음이 들어요. 고양이들이 편하게 쉴 수 있도록 좀 더 깊게 파고들어서 캣타워 만들기를 성공시켜 보고 싶어요.
이제 마지막 학년이 됐어요. 남은 1년 동안 스터디를 더 열심히 하며 고양이들과 많은 추억을 쌓고 싶어요. 그런 경험을 토대로 필드에 나가 취업 했을 때 남에게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숙련된 멋진 사람이 되는 것이 올해 목표입니다!
🎤 마지막으로 고양이 학과를 처음 접하게 될 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고양이는 정말 귀여워요. 진짜진짜 귀여운 동물입니다!!! 여러분이 아직 집사가 아니라면… 집사가 되세요! 그치만 꼭 전하고 싶은 말은 마냥 귀엽고 애교쟁이인 고양이들만 기대한다면 그건 정말 환상이고 꿈입니다. 고양이를 신경 쓰고, 관리하며 키우는 건 생각보다 굉장히 힘든 일이니까요. 만약 저희 학과에 오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특히 여러 마리의 고양이를 케어해야하고 관련 직업을 가져도 이런 힘든 점이 늘 함께 할 거예요. 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음뿐만 아니라 각오도 함께 준비되었음 좋겠습니다.
고양이 학과라는 게 어쩌면 생각도 못해봤을 정도로 생소하실 수도 있겠죠? 아마 독자님들 중에는 집사님들이 많으실 텐데 집사님들이 궁금한 것, 원하는 것,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해줄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곳이 고양이 학과라고 생각합니다! 고양이에 대해 더욱더 심층적인 내용, 올바른 내용을 배우는 고양이 학과라는 게 있다는 것이 많이 알려져 유능한 전문인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저도 고양이 산업에 보탬이 되는 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2023년에도 모두 행복한 일만 있길 바라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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